소설/[크게 휘두르며]

[아베] 죽음의 편지.

보랏빛구름 2011. 9. 1. 20:13

 

 

주제 사라마구의 '죽음의 중지' 를 이제야 봤습니다. 늘 보고 싶었던 소설이지만, 막상 보니 희열이 끓어오르네요. 실은 대충 훑어봣습니다. 성격상 전체 내용을 파악하지 않으면 제대로 읽을 수 없어서요. 그리고, 이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의 중지를 읽고 난 후 문득 든 단상입니다. 소설로 옮길지는 미지수. 아이디어는 적어놨습니다.

길게 읽기 싫으신 분들을 위한 한줄요약 : 아베 괴롭히기

 

 

죽음이, 자신의 편지를 거부한 것에 분노하여 직접 찾아오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죽음은 자신의 편지가 보내는 족족 거부당하는 것을 보고, 분노하며, 아베에게 자신이 '직접' 낫으로 죽일 것을 통보합니다. 그러나 이 죽음은 또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그 대신 죽음은 아베에게 자비를 베풀어 7일간의 유예기간을 받습니다. 그동안 아베는 마음을 정리하고, 하루하루를 다가오는 죽음과 싸워야 합니다.

실은 미하베나 하루아베로 생각했습니다. 미하베라면,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싶은 욕구와 숨기려는 이성이 싸울테고, 하루아베라면 자신의 공포를 언뜻언뜻 드러내거나 혹은 우는 아베를 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쓰든 뭔가 엔딩이 병맛스러울 것 같아 직접 쓰기 그렇네요.

 

 

-> 수정:

 

죽음이, 자신을 거부한 아베에게 찾아가면서 소설은 시작. 죽음이 거부당한 이유는 아베의 마음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었음 (하루나 ㅋㅋ) 결국 죽음은 일주일의 유예를 주며, 일주일 후에 아베의 목숨을 거두어 갈 것을 약속. 대신, 최고의 일주일을 약속.

그리고 다음날, 미하시의 등장. 잠시 미하시를 맡게 된 토다키타는 아베에게 미하시를 떠맡김. 그리고 미하시는 아베 말을 참 잘 들을것임ㅋㅋㅋㅋㅋ 맨날 고개젓던 하루나 보던 아베는 감동크리... 하루나는 아베랑 의외로 죽 잘 맞음.

그리고 그때부터 일이 잘 풀림. 그러면서 아베는 서서히 미하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 (관계 서술로 죽죽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ㅋㅋ 자세한 건 생략!ㅋㅋ 생각 안해봤으니까 !!!) 그리고 아베가 미하시와 이어진 일곱번째 날, 저녁에 미하시는 아베를 찾아와 죽음을 권유. 아베는 울면서 웃으면서, 같이 죽자는 미하시를 껴안음.

 

끝을 해피로 할지 세드로 할지... 저건 세드가 어울리긴 한데 말입니다ㅠㅠ 억지라도 해피가 좋아여...

쓰는사람 맘이긴 한데 제가 쓸지 안 쓸지 모를 썰이요 ㅋㅋㅋ

 

 

-> 레이에게 썰풀다가 스토리 확장:

 

죽음이, 자신을 거부한 아베에게 찾아가면서 소설은 시작. 죽음이 거부당한 이유는 아베의 마음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었음 (하루나 ㅋㅋ) 결국 죽음은 일주일의 유예를 주며, 일주일 후에 아베의 목숨을 거두어 갈 것을 약속. 대신, 최고의 일주일을 약속.

그리고 다음날, 미하시의 등장. 잠시 미하시를 맡게 된 토다키타는 아베에게 미하시를 떠맡김. (포수 부족이 그 이유였는데, 포수 하나는 전날 크로스 플레이로 무릎이 나갔고, 다른 한명은 자전거 타다 떨어져 발목이 다침- > 포수가 부족 - > 결국 아베가 두 사람의 투수를 맡게 됨) 미하시는 처음 본 아베 말을 참 잘 들음 ㅋㅋ  아베로썬 매우 낯선 상황 (맨날 개기는 투수만 보다가 갑자기 순한 투수ㅇㅇㅋㅋㅋ) 그래서 아베는 첫날 미하시와의 만남을 매우 훈훈하게 가짐. 그러나 아베는 미하시가 공 던질 때 손이 너무 차가운 것을 경고, (긴장하지 마.)

  

둘째날 미하시를 만난 하루나는 아베의 예상과 달리 미하시에게 친절하게 대함. 아베는 어리둥절 ㅇㅇ 미하시는 호이호이하면서 하루나를 잘 따르고 하루나는 미하시를 귀여운 후배로 보는 듯 ㅇㅇ 거기도 미하시의 볼 컨트롤이 제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하루나가 경쟁심리 돋았는지 갑자기 볼 컨르롤이 나아지는듯 ㅇㅇ 볼컨트롤을 위해 속도가 약 10km 정도 다운됨. 아베는 몸 안아프고 미트질 잘 할 수 있으니 행복 ㅇㅇ

그리고 일주일 내내 아베는 행복하게 지내면서 미하시에 대한 마음을 키움 6일째에 자신의 감정을 자각한 아베는 다음날, 미하시와의 연습이 끝나고 난 뒤 잠시 뒤에 남아줄 것을 부탁. 그리곤 미하시가 남자, 아베는 미하시의 손을 꽉 잡고 어딘가로 달려감. 한참 달리다가 좀 인적 뜸한 곳에서 손을 놓고, 아베는 미하시에게 고백 (그래봤자, 나는 니가 좋다. 정도. ) 미하시는 자기도 그렇다고 대답. 아베는 빨개진 얼굴로, 너 지금 손 되게 따뜻하다고, 그렇게 좀 다니라고 함. (실은 아베가 손 잡고 뛰면서 체온 옮은 거)

 

그리고 다음날 죽음이 찾아옴. 미하시의 모습으로. 아베는 망연히 있다가 미하시를 받아들이고, 느릿하게 미하시의 손을 잡으면서 중얼거림. 아 손 차갑다... 따뜻했으면 좋겠다.

 

 

요기까지는 세드엔딩

 

ps. 옵션으로 두자면, 아베가 살아있을때를 가정. 아베는 그 때 죽지 않고, 모든 미하시에 대한 기억이 리셋. 하루나도, 어느 누구도 미하시의 기억을 갖지 못하고, 아베는 그대로 하루나와 나쁘게 헤어지고 니시우라에서 미하시를 만남. 초반에 미하시와 좀 삐끗하는데, 그건 죽음이 아베의 미래, 즉 미하시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가져와서 과거에 썼기 때문임. 아베는 아무 생각없이 이번에는 제대로, 미하시와의 관계를 잇기 시작. 

 

 

실은 이 아이디어는 아래의 소설을 쓰면서 떠올린 거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토리 자체가 엉망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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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난 후 아베는 책을 덮었다. '죽음의 중지' 라니, 멋진 제목과는 달리 매우 혼란스러운 내용으로 가득 찬 소설이었다. 아베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인간의 껍질을 쓴 죽음이 그토록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느릿하게 일어서서 책을 꽂았다. 제자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 그쯤일 거라고 생각하며 아베는 도서실 바깥으로 나갔다. 왠지 바깥공기가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도서관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 생각이 신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생각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아마도 '죽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예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것' 은.

혹은,

'죽음' 은.

 

 

아베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내가 뭘 잘못했더라? 아니 이건 꿈인가? 팔을 꼬집었지만 얼얼하니 아파서 꿈이 아닌 것은 알았다. 그렇다면,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 은 진짜 '죽음' 인 것일까? 마치 생물실에서 본 뼈 표본과 같이, 그러나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죽음' 은, 성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열고 말을 했다.

 

'안녕, 아베 타카야 군.'

'....'

 

아베는 대답하지 않았다. 슬금슬금 뒷걸음질쳤다. '그것' 은 소리 없는 웃음을 지었다. 아마 그랬으리라고 생각한다.

 

'조금 놀란 모양이네'

 

조금은 아닙니다. 라고 중얼거리려던 입이 조심스레 다물어졌다. '죽음' 은 천천히 아베에게로 다가섰다. 그리고는 뼈밖에 남지 않은 손을 들어, 자줏빛의 편지를 내밀었다. 받아. 아베는 덜덜 떨면서도 그것을 받았다. 받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공포가 '받지 말라'는 뇌의 지시를 무시하고, 손가락을 움직인 까닭이다.

 

'착하구나. 그런데.....'

 

그런데, 아베가 받은 편지는 곧 사라져 버렸다. 아베는 뒷걸음질친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이 덜덜덜 떨렸다.

 

'이상하지?'

 

그리고, 그 '죽음'이라는 것은 뒤돌아서서, 떠났다. 그것은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생했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쥐어진 자줏빛의 봉투가, 그 공포를 현실화시켰다.

그것은,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라고, 자줏빛의 그 봉투가 말하고 있었다.

 

아베는 뜯고 싶지 않았다. 이 봉투를 태워버릴까, 혹은 찢어버릴까, 온갖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때 그 봉투를 받은 손이 자신의 의사를 무시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손은 자신의 의사를 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