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닛-fate관련/-[fate]애절함 30제(금궁)

25 花には毒を (꽃에는 독을) けもの道

보랏빛구름 2007. 7. 13. 00:08
 

- 너의 아이를 가졌다.


그가 조금은 동요했으면 한다. 당황해주었으면 한다. 무어라고 물어봐 주었으면 한다. 그런 비겁한 마음으로, 묻고 있다.


- 7개월…

- 어쩌라는 거지.


차가운 목소리에 흠칫 몸을 떨었다. 저 목소리는, 여태껏 내가 들었던 그의 목소리와 너무나 대조되게 냉정한 목소리라, 차라리 두려웠다.


- 네… 아이다. 영웅왕.

- 하, 남자가 아이를 가진 것을 믿으란 거냐.

- 그러나,

 

손이 셔츠자락을 꽉 쥐었다. 이것은- 아니다. 배에 닿아있는 손끝에서는 희미하게 그의 마력이 흐르는데-

 

- 어리석군. 짐이 페이커 따위 말 믿을 성싶으냐.

- 거짓말이 아니다. 그 날 저녁에-

- 닥쳐라. 


두렵다. 본능이 이야기한다. 너는,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다- 라고 내 귓가에 속삭인다. 나는, 이런 것을 바라지 않았다. 단지 한 마디라도, 이 아이를 긍정하는 한 마디라도.


- 내 아이가 아니다. 나는 관심없다.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

- 아…

- 아니면, 내가 직접 없애줄 수도 있다. 짐은 관대하니까.

 

 

듣지 못했다.

 


잔인하게 나의 바람을 찢어놓는다. 그래, 그것이야 말로 인류 최고(最古) 영웅왕의 진정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