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닛-fate관련/-[fate]애절함 30제(금궁)

13 ずっと昔についた嘘 (먼 옛날에 했던 거짓말)

보랏빛구름 2008. 8. 12. 22:38
 

13 ずっと昔についた嘘 (먼 옛날에 했던 거짓말) Twas on my Birthday night







“뭐지.”



차가운 황야에, 걸음을 내딛었다. 수많은 공간을 찢으며 도착한 어느 붉은 황야. 실은 익숙했다.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이 붉은 대지는. 이 붉은 하늘은. 결코 노을이 아니다. 노을은 순간이며 오늘의 끝이며 내일의 시작이며 시간의 흐름이었다. 그렇지만 이곳은 시간이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는 것은 삐걱거리는 톱니바퀴들과, 간간이 불어오는 건조한 열풍 뿐. 사막 지대에 살아 익숙해진 바람을 밟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녀석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 단지, 걸어갈 뿐. 주위를 둘러보니 수많은 검이 박혀 있다. 마치, 묘비 같았다.


“― 그렇군.”


영웅왕은 납득했다. 이곳에 있는 수많은 검들이, 자신의 재보에 있는 것과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다는 사실을. 진가(眞假)를 따지지 않더라도, 이곳의 재보에는 긍지가 없다. 그래, 그처럼.

그 무미건조한 눈동자에, 그 말라버린 눈동자에 비추어진 것이 온전히 자신임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그것뿐이다. 영웅왕은 다시 생각한다.


단순히 그것뿐이었을까?


알 수 없다. 사실, 어느 순간에서도, 그 감정에 대한 답은 나와 있지 않다. 그러니까, 그냥 그대로 지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긋나기 전까지-

사실 어긋난 것은 아무것도 없었는데.


단지, 필름이 끊긴 어느 비오던 밤, 그리고 그 후부터 페이커의 행동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얼굴을 맞댈 일이 없어졌다. 세이버가 지내는 집에도 보이지 않는다.


혼란은, 가중된다.


알 수 없다. 마음이 내키면 언제라도 죽일 수 있는 계집이 페이커의 저택에 가기를 부탁한다. 그 따위를 왜 나에게 부탁하지? 그 페이커는 네놈들에게 소중한 것이 아니었나? 라고 한다고 해도, 그녀들의 눈빛에는 무언의 냉랭함이 있었다. 단순히 변덕이라고 하지만, 페이커를 보러 갔을 때는 사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녀석이, 그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또 보일 일도 없을 테니까. 열은 높았다. 그러니까 어떻게 하라는 건가. 간호따위 한 적도 없을뿐더러 할 마음도 없다. 그냥 이불만 덮어주고 나올 생각이었다. 


나비의 날갯짓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떨림이,

어느 순간 격렬한 폭풍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상했다. 왜 페이커의 행동이 이렇게 신경쓰이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럴수록 점점 알 수 없는 짜증이 치솟아오른다.

증오와도 같은 살기를 느낀다.

그러나 죽일 수조차 없다는 것이 더욱 그를 분노하게 했다.



의미없는 살기가 몰려온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짊어지는 자, 따라서, 너 하나만을 짊어질 의무는 없다.

그래서, 그것을 요구하는 쓸데없는 심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서번트의 핵을 심장에 넣어둘 생각따윌 한 -생각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지 모르지만- 세계에 대한 증오가 솟았다. 그렇지 않다면 사정없이 뽑아내 터뜨려 버릴 텐데.


너 따위가 나를 흔들지 마라.






나는, 녀석을 거부하기로 했다.












끝없이 밀어낸다. 눈길도 주지 않고, 단지 무관심으로 일축하지만, 녀석이 느낄 만큼의 증오를 쏟아냈다.


과민반응.


뚜렷이 나타나는 적대감. 녀석의 눈동자가 점점 힘을 잃어간다. 의외였다. 언제나 변하지 않을 철의 눈동자가 녹아간다는 것은.


그리고, 녀석은 힘없이 무너졌다.


-너의 아이를, 가졌다…













그 말의 진위따윈 상관없이,

녀석을 내쳤다. 아니, 한 번 비웃어줄 뿐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그건 내 아이가 아니니까. 라는 말로, 녀석의 말을 거짓으로 치부한다.


존재 자체가 거짓인 인간의 말이, 참이든 거짓이든 무슨 의미가 있는가.






녀석의 절망스런 울림은, 내 옷자락조차 잡지 못하고 산산이 흩어졌다.



















그 흩어진 잔해가, 내가 밟고 있는 이 붉은 대지가 아닌가- 잠시 그런 생각을 하며, 영웅왕은 아쳐를 찾으러 한 걸음을 떼었다.

왜 그를 찾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단지, 현재의 욕망에 충실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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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따위 소싯적에 팔아먹은지 오래 아하하하하하하하(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