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전국바사라]

코다테 4

보랏빛구름 2011. 1. 21. 16:46

우오, 맛있잖아? 역시 예나 지금이나 요리솜씨 여전하구나. 먹으면서 마사무네는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정말 맛있었다. 요리와는 담을 쌓은 자신인지라, 대충대충 평소는 레토르트나 인스턴트로 살곤 했던 자신에게 손수 내온 따끈한 전골은 특별했다. 무엇보다 코쥬로가 직접 만들어 준 거니까! 코쥬로는 조금 뿌듯한 표정으로 잘 먹는 마사무네를 바라보았다. 코쥬로 입자에서 보자면, 남은 음식으로 만들어서 양심에 찔리기도 하고 (대체 왜 그런 건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나 답은 나오지 않았다. 요리사의 자존심이려나.)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잘 먹어주면 자기야 고마운 일이다. 간간이 이상한 말을 덧붙이긴 하지만 정말로 나쁜 녀석은 아닌 듯해서, 코쥬로는 흐뭇하게 웃었다.


♪~♬~♩♬~♬


윽, 마사무네의 손길이 잠시 멈추었다. 그러더니 한숨을 짧게 내쉬고는 소리의 원인을 찾아 거실로 나갔다. 핸드폰 번호를 보더니, 마사무네의 얼굴이 뭐 씹은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여보세요-.”

-얌마, 마사무네! 너 어디냐!

“뭐야… 쵸소카베냐?”


조금 낯익은 이름에 부엌에 있던 코쥬로의 몸이 잠시 멈칫했다.


“왜 전화한 거야?”

-지금 큰일났어! 빨리 ○○거리로 나와!

“왜?”

-심드렁하니 굴지 마! 지금 마츠나가 쪽에서 우리 애들 거의 박살내고 있다고!

“그 영감이 노망이 났나? 우린 건드려봤자 얻을 것도 없잖아?”

-임마!!!!!!!!!!


핸드폰이 부서져라 버럭 소리지르는 쵸소카베의 목소리에 마사무네는 잠시 폰을 귀에서 멀찍이 떨어뜨렸다. 얼마나 목소리가 쩌렁쩌렁했는지 코쥬로의 귀가 아플 정도였다. 코쥬로는 조용히, 마사무네 가까이 다가갔다. 쵸소카베의 목소리가 뚜렷이 들렸다.



-니가 짜증났을 때 쥐어팬 놈이 마츠나가 직속 부하일 줄은 몰랐지? 심심했던 마츠나가놈이 서서히 우리 쪽 털려고 할 때 내가 얼마나 애쓴 줄 아냐! 일은 쳐놓고 왜 뒷감당을 안 하냐고? 마츠나가한테 맞기 전에 나한테 먼저 맞아볼 테냐!

“아아…”


뭐 맞을 생각은 없지만. 확실히 자기 잘못이 크다. 고등학교 때 좀 놀았더니 어느새 주먹패의 대장이 되어 있었고, 그게 귀찮아서 친하다싶은 녀석에게 떠밀듯이 넘겨버렸는데 그게 쵸소카베였다. 그런데 학교를 나와도 사고를 치면 그게 꼭 저쪽 패거리의 일처럼 되어버려서, 쵸소카베가 고생 좀 했지. 쵸소카베의 말 그대로, 일은 자기가 쳤고 뒷갈망은 요녀석이 많이 했다.


-빨리 안 나오면 가만 안 둔다! 끊어!


뚝. 저 녀석, 신경질 가득한 목소리를 보아하니, 분명히 몇 놈 맞고 온 거다. 떠밀듯이 맡겼는데, 그것 치고는 녀석들을 잘 보살펴 주어서 고마웠었지. 여튼 이건 자기 잘못이니, 어떻게 해서든 마무리지어야만 할 것 같아서, 뒤를 돌아보았다. 코쥬로가 멀뚱하니 서 있었다.


“이봐… 무슨.”

“미안해, 코쥬로. 이만 가 봐야겠어.”


아하하, 웃으면서 마사무네는 핸드폰을 꽉 쥐었다. 아아, 전화 받지 말 걸. 나름 분위기 좋았었는데.


“안녕!”


그와 동시에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코쥬로는 붙잡을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말을 들어보니 급한 것 같았고. 몰랐는데 싸움패에 낀 걸 보면 조금 불량할지도…라는 생각을 하다가, 코쥬로는 급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다테 마사무네?!”


굉장히 다급하게.


“잠깐만!”


콰앙! 하고 세게 닫힌 문을 다급하게 열며 외쳤다.








“가방 놓고 갔다!”


왠지 학교에 철없는 아들을 보내는 어머니의 목소리 같은 느낌이었다. 슬프게도 마사무네는 급하게 달려 나가서, 이미 그 때쯤 코쥬로의 시선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였다. 끄응- 하고, 머리를 짚다가, 문득 떠올랐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던, 익숙한 이름.


“…마츠나가…라?”


그 남자, 분명히-


-유명한 조직폭력배의 수장-,


생각을 마치자, 코쥬로는 가방을 덥석 잡아들고 자신의 핸드폰을 켰다. 이미 푹 퍼져버린 전골 따위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할 각오를 마치고, 코쥬로가 전화를 건 곳은 자신의 조직 내 정보망이었다.


“… 아아, 나다. 급하게 물어볼 것이 있는데… 아니, 지금 당장. 지금 마츠나가는, 그래 그 ‘마츠나가 히사히데’ 는 어디에 있지? 정확한 위치를, 최대한 빨리 부탁한다.”









아아, 자신의 버럭하는 성격이 이렇게 저주스러울 줄이야. 가끔 신경질이 날 때마다 시비거는 녀석들을 흠씬 두들겨주는 것은 오랜 옛날부터- 그러니까 중딩부터- 자신의 취미이자 특기였다. 워낙 주먹이 야물어서인지, 성격이 불 같아서인지 한번 두들겨팬 녀석들은 다시 자신에게 까불지 않았고, 그 주먹에 감화되어 형님이라고 부르는 녀석들도 생겨났다. 그렇지만 ‘지금의’ 자신은 패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고, 그렇기에 모든 걸 여전히 아니키스럽던 쵸소카베에게 다 떠맡겼던 것이었는데.


히사히데라니.


잘못 걸렸다. 그는, 제법 넓은 구역을 가지고 있는 조폭의 수장이었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그 남자의 정치력. 밟을 때 제대로 밟아서, 결코 회복하지 못하게 하는 잔인함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 남자처럼 정재계로 발이 넓은 조폭은 흔하지 않았다. 물론 누구나 그런 쪽에 발을 담그기 마련이라지만, 그는 특이한 케이스였다. 적어도,


시장(市長)이라니. 세상이 말세라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폰을 꽈악 쥐었다. 한숨이 터져나왔다. 문제가 커진다.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일이었는데.


어쩌면, 최악의 상황이 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테는 숨이 차오를 때까지 쵸소카베가 말한 곳으로 달렸다.

 

 

 

 

 

 

 

 

 

 

 

 

 

 

 

 

=================================================

 

정말 오래간만에 쓰는 코다테입니다.

 

절대로 잊어먹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하도 오랜만에 써서... 스토리가 문어발이 될뿐 OTL

 

다만 쓸 시간이 없어요ㅠㅠ 공무원 준비는 빡세군녀.. 수능준비때도 안들었던 동강을 지금에 와서야 듣다니...

 

4학년인데 이제야 미래를 준비하는 나란녀자 느린녀자 ㅇ>-< 네 이런 녀자입니다.

 

그래도 덕질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근데 부디 컴터를 켜면 글을 쓸 수 있는 여유를 제게 줍세여 ...ㅠㅠ

 

'소설 > [전국바사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카츠루]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0) 2010.09.28
코다테 3  (0) 2010.09.06
코다테 2  (0) 2010.08.24
전국바사라, 코다테 현대물로 끼적끼적.  (0) 2010.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