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기타등등]

쉐르레온 02

보랏빛구름 2011. 10. 29. 20:52

신중화일미 보고 싱나게 썼습니다.

BL을 모르시는 분은 보지 마세요.

오글거립니다.

플롯 말아먹은 지 좀 되었습니다.

2편이라지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각 편간 연관성 없거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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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는 저녁이 지나갔다. 한참 기암괴석들을 구경하며 산에 산을 넘다가, 보게 된 작은 마을에 하룻밤을 지내게 된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 마을은 워낙 인구가 적어서, 여관도 하나밖에 없었지만 그 경치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요리맛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쉐르는 좋아라하며 저녁을 먹을 집을 선택했다. 오로지 쉐르의 취향만으로 선택된 집은 나쁘지 않았다. 쉐르는 당연히! 하며 만두를 시켰고, 레온은 별 생각없이 마파두부를 시켜먹었다. 마파두부가 의외로 맛없이 맵기만 했기 때문에 그날 저녁 레온은 밥을 거의 먹지 못했고, 입가심으로 나온 된장국으로 입만 가셨다. 만두는 나쁘지 않았는지 쉐르는 승부하고 돌아오겠다며 레온을 먼저 여관으로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쉐르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좀 늦게 일어나서 느긋하게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겼다. 그런데 늘 이맘때면 와서 늦느니 게으름뱅이라느니 정신 좀 차리라느니 하는 잔소리를 하는 녀석이 늦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좋은 찬스를 왜 놓칠쏘냐! 너도 잔소리 한 번 들어보라고! 라는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옆방으로 쳐들어간 쉐르가 본 것은, 여전히 누워있는 레온이었다.

 

 우와, 나보고 지각이니 게으름뱅이니 뭐니 투덜댔던 녀석 어디 갔냐? 라고 장난기섞은 빈정을 날려보지만, 막상 레온은 답이 없었다. 부끄러운 건가. 아니 그전에……숨소리가, 조금. 자고 있으면 낮고 고요해야 할 숨소리가 조금 거칠었다. 설마.


쉐르는 다급하게 레온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뜨거웠다. 얼굴이 창백했다. 어, 어, 어?!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함을 알아챈 쉐르가 다급하게 바깥으로 나갔다. 여, 여기 의사 없어?!

 

슬프게도 이 마을에 의사는 없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의사가 한 명 뿐이라 근처 마을을 모두 돈다고, 다음에 오는 날은 사나흘이 지나서라고 했다.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다는 말도 들렸다. 쉐르는 우선 찬물을 담은 대야와 수건을 챙겨 올라갔다. 여전히 레온은 인사불성인 상태로 자고 있었다.

 

 이거 큰일인데, 감기는 아닌 거 같고… 몸살인가? 아니…  다른 병인가? 여독? 여행을 많이 해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하는 쉐르도 여행에서 제일 모르는 것이 있었다면, 바로 병이었다. 그는 체질이 튼튼하고 건강한데다가 온갖 바닥을 굴러서인지 병에 잘 걸리지 않았고, 어중간히 앓는 것은 적당히 자고 먹으면 낫곤 했기에 별 신경쓴 일이 없어서였다. 으으으… 야단났다. 만약 이 녀석이 여기서 앓다가 쇠약해지기라도 하면? 당연히 양천주가로 돌아간다. = 마오의 분노… 이전에, 초유의… 엄마야. 여튼 지상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다. 쉐르는 허둥지둥 주방을 찾았다. 일단 죽이라도 쒀야 할 것 같았다.

 

죽을 쒀왔지만 도통 녀석이 눈을 뜰 생각을 하지 않아서, 흔들어 깨워본다. 어이, 레온. 일어나 봐. 눈 좀 떠 봐. 자더라도 좀 먹고 자야지, 안 그러면 몸 상해. 어렵사리 레온이 눈을 떴다. …쉐르. 뭔가 더 말을 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일단 뭣부터 먹여야 하겠다는 생각에 쉐르는 조용히 죽그릇을 갖다들었다. 아니 먹고 말해, 먹고.

 

그리고 몇 숟갈이든 먹고 나자, 지쳤는지 레온은 그대로 또 잠들었다. 그제서야, 쉐르는 이상함을 느꼈다. 레온의 체온은 상당히 높았는데, 이상하게도 땀은 거의 흘리지 않고 있었다. 열이 높은데 땀이 없다니,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여긴 의사가 없다. 으으으… 어쩌지? 쉐르는 자기 머리라도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 되어버렸다. 일단 바깥으로 나가서, 약이 될 만한 것을 찾아보았다. 일행이 몸살인 것 같은데, 뭐 좋은 게 없을까요?

그리고 일단 이것저것 챙기고 다시 돌아온 방에는 낯선 손님이 와 있었다. 여어, 오랜만이지. 반갑네. 목소리톤은 높고 낯익진 않지만 들어본 기억이 있다.

 

“방랑자, 엔세이?”

 

오, 내 이름을 알아주다니 황송한데? 낄낄 웃는 목소리는 가벼웠다. 쉐르는 자신의 철봉을 집어들어 그를 향했다.

 

“무슨 일이냐, 엔세이.”
“난 암흑요리계에서 손 뗐고, 자자, 일단 철봉은 내려놓으라구. 나 나쁜 사람 아냐.”
“…”

 

일단 암흑요리계에서 손 뗐다는 말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쉐르는 천천히 봉을 내려놓았다. 엔세이는 등에 짊어지고 있던 술통에서 술을 따라 마시면서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네 동료- 아, 레온이랬던가? 저 녀석 아픈 거 몸살 아냐.”
“뭐?”
“저 녀석도 아마 눈치 챘지만, 몸 상태가 저모양이니 말도 못 했겠지. 저거 암흑요리계에서 써먹는 병이야. 이상하지? 열은 저렇게 높은데 땀은 안 흘린다고.”
“어…”
“속에 열이 없어서 그래. 열이 나는 걸 먹여야 해. 뭐 지금 네가 들고온 건 영 아닌 거 같아서 덧붙여주겠는데.”

 

그러고보면 열 내리는 약만 들고왔었지… 쉐르가 약초를 한쪽으로 치워두며 엔세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엔세이는 고개를 저었다. 대신해서, 부탁이 있는데 말이지. 저 녀석 치료를 우리한테 맡겨주면 안 될까? ‘우리?’ 이상한 말에 쉐르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 놀라지 않아 주었으면 하는데, 아마 안 되려나. 뒷머리를 긁적에는 엔세이를 보며 고개를 갸웃하자, 그가 고갯짓했다.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카이유?! 너, 아, 아직, 살아 있었어?”

 

입운룡 카이유였다. 음식으로 사람 마음을 어지럽히던…! 쉐르는 고개를 돌려 엔세이를 노려보았다. 엔세이는 고개를 저었다. 표정이 얼어붙어 있었다. 뭔가 단호한 그 표정에 쉐르는 할말을 잃었다. 대신 다시 카이유를 바라보았다. 카이유는 물끄러미 쉐르를 바라보다가, 엔세이를 바라보고는 그곳으로 걸어갔다.

 

“엔세이.”
“아, 카이유. 부탁했던 건 끓였어?”
“응.”

 

단답형 대답과 둥그런 표정이, 예전의 거만했던 그답지 않아 쉐르는 얼굴을 조금 찌뿌렸다. 엔세이는 카이유에게서 그릇을 받아들고 쉐르에게 주었다. 아직 뜨거웠다.

 

“저 녀석한테 도움이 될 거야. 카이유가 끓였어. 무서우면 버려도 괜찮아.”
“갑자기, 왠 친절이야?”
“어… 부탁할 게 있긴 했지만, 역시 무리였으려나. 나으면 얘기해 줘. 나도 여기에 머물고 있어서 말이지. 카이유-.”

 

카이유는 레온을 빤히 바라보다가, 엔세이가 부르자마자 바로 그의 곁으로 달려갔다. 엔세이가 카이유의 손을 잡고 방을 나가면서 말했다.

 

“여튼 술이 땡기면 오라고.”

 

………… 퍽이나 땡길 것 같냐!

 

 

 

 

 

 

 

 

확실히 엔세이의 말은 모두 맞았다. 카이유가 들고왔던 그 정체불명의 음식은 쉐르가 한번 맛보자, 속까지 열기가 훅 끼쳤지만 독이 들어있진 않았다. 역시, 카이유 그 녀석 개심한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레온을 다시 깨워서 스프를 먹였다. 한참이나 게워낼 듯 콜록이면서도 다 먹는 모습이 이젠 눈물겨워 보이기까지 했다. 너도 고생이다 임마. 집 나와서 아프면 서럽다던데. 다 먹자마자 레온은 다시 누웠지만 바로 잠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쉐르는 의자를 옆에 갖다놓고 건들거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마을에도 아직 암흑요리의 잔재가 있는 모양이야. 아니면 다른 녀석이 왔거나. 널 도와준 건 카이유랑 엔세이였어. 그 이름을 듣자 레온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아아, 나쁜 녀석은 아니야. 엔세이는 확실히 손 씻은 모양이고… 카이유를 잘 모르겠어. 그냥,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달까. 그 녀석, 기억이라도 잃은 거 아닐까? 그런것 치곤 요리는 하는 모양이던데. 너 놀라지 말라고 하는 소리야. 레온은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비일상을 고하는 쉐르의 목소리를 들으며 다시 스르륵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레온은 몸이 좀 나은 모양이었다. 쉐르가 아침을 들고 들어오자, 벌써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어어, 일어나지 마. 아직 몸 다 안 나았어. 체력도 좀 회복해야 할 걸. 레온은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나 때문에…. 쉐르는 고개를 저었다. 하여간 네 탓 하는 버릇은 좀 버리라고. 여행길이야 늦을 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는거니 신경 안 써도 돼. 오늘은 야채죽을 한번 끓여봤는데. 마오같은 맛은 안 날걸. 레온은 피식 웃으면서 그릇을 받아들었다.

 

죽을 다 먹고 나서, 레온은 몸을 일으켰다. 바깥바람이라도 좀 쐬고 오겠다는 레온을 쉐르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대신 이거 걸치고 가라며 두터운 외투를 건네주었다. 근처에서 얻어왔다는 옷은 희안하게 따뜻했다. 레온은 옷을 걸치고 나갔다.  레온이 나가자 할 일이 없어진 쉐르는 바로 어젯밤만 해도 극구 부정했던 짓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엔세이를 찾는 일이었다.

 

엔세이를 찾는 일은 쉬웠다. 여전히 그 큰 술통에서 술을 대접에 따라 마시고 있었다. 옆에선 카이유가 만두를 깨작거리면서 먹고 있었다. 여어, 엔세이 형씨! 오, 특급면점사씨. 쉐르라고 불러 쉐르라고. 그래 쉐르, 레온은 많이 좋아진 모양이지? 방금 전에 산책하러 나간 것 같던데. 응 잘 됐지. 잔을 받으며 쉐르가 웃었다.

 

“근데 말이지, 카이유 형씨는 왜 저래?”
“아아… 실은, ‘그 날’이후로 녀석은 기억을 잃은 모양이야. 겨우겨우 살려놨더니, 맨 처음 날 보고 하는 말이ㅡ 누구세요? 더라고. 믿겨? 존댓말이라니. 처음엔 심장 멎을 만큼 놀랐다고. 이젠 익숙해져서 괜찮지만…”
“저런 혹을 데리고 여행중인거야? 피곤하겠는데?”
“뭐… 일단… 나 말고는 챙겨줄 사람도 없고. 카이유를 너무 나쁘게 보지 마. 녀석은 옛날에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어. 그래서 음식을 도구로밖에 안 본 거고. 그래서 최대한 좋은 경험을 시켜주려고 해. 맛있는 음식만 최대한 골라 먹이고 있는데. 여긴 딱히 맛있게 먹을 만한 게 많이 없더라고. 댁네들이나 구해주면서 요리를 시킬 셈이었는데. 하필이면 레온이라니.”
“레온이 왜?”
“그 녀석 말이지. 굉장히 여린 형씨잖아. 뭐 댁들도 알겠지만…. 옛날에 처음 암흑요리계에 왔을 때부터 눈여겨보긴 했었지. 그리고…”

 

너무 여려. 그 녀석은 아마, 평생토록 암흑요리계를 용서할 수 없을테지. 뒷말은 쉐르도 납득했다. 워낙 꽁한 녀석이어서 그래. 이번에 여행하면서 풀어놓을테니, 기대하라구! 우하하하! 실컷 웃으면서 쉐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감사의 답례로 이몸의 슈마이를 직접 맛보는 영광을 누리게 해주지. 기대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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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 산의 경치도 구경하고 시끌벅적한 시장도 한 번 돌고 온 레온은 머리가 조금 시원해진 것을 느끼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제 슬슬 돌아가서 쉬어야지. 내일쯤에는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두어 번 쥐었다 폈다 해보고선, 그는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눈에 보이던 것은…

병아리였다.

 

삐약삐약, 하고 종종대며 우는 게 귀여웠다. 어렸을 땐 많이 키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레온은 자리에 앉아 병아리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몸이 좋지 않으면 원래 감성적이 되는 법이라, 쉐르는 병아리 한 마리를 주워들었다. 보들보들한 촉감이 귀여웠다. 그러고보니, 오늘 저녁은 뭘로 먹지… 멍한 생각을 하면서 다시 병아리를 놓아주었는데, 순간 그의 머리채를 잡아채는 우악스런 손길에 레온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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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르는 자신의 자랑 중 하나인 특제 슈마이를 선보였다. 카이유는 잘 먹었다. 엔세이가 그에 매우 기뻐하면서, 채소볶음을 만들어 왔다. 왁자지껄하게 웃으면서도 쉐르는 음식을 따로 챙겼다. 레온의 몫임을 아는 까닭에 엔세이도 따로 막지 않고, 다만 더 먹으려고 손을 뻗는 카이유를 조심스레 제재했다.

 

“그나저나 둘이서 여행중인 거야?”
“세상은 넓으니까 말이지.”
“뭐 그렇지. 우린 내일까지 있다 갈 거야. 괜찮으면 한 번 더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주겠나? 싸갈까 하는데.”
“뭐, 언제든지 좋아. 내일은 레온도 꼬셔볼까 하는데, 카이유도 좋아할 거야.”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대화는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그러다가 입이 댓발 나온 카이유를 보고, 엔세이가 조심스레 방으로 데려갔다. 많이 못 먹어서 삐진 거 같은데, 재우고 다시 올게. 술 한 잔 더 하자구! 그리고 엔세이와 카이유가 올라간지 얼마 안 되어서 레온이 돌아왔다.

 

“어이 레온! 왜 이제… 어라-”

 

그리고 레온의 모습은 제법 봐줄만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없는 솜씨를 가득 담아서, 레온의 머리에 예쁜 리본을 묶어놓았다. 머리스타일이 그러려니만큼 원래 한가닥 땋아놓긴 했는데, 거기에 리본마저 묶어놓으니 참 어울리지 않는 귀여움이 묻어나서, 쉐르는 순간 먹던 것을 그대로 뿜었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 웃지마!”

 

레온은 억울했다. 꼬맹이들에게 붙잡혀서 한동안 머리를 만져진 것도 억울한데! 병아리를 보고 있던 레온의 모습이 신기했던지, 아이들이 잔뜩 달라붙었고, 특히 여자애들은 긴 머리가 좋다면서 한동안 만지고 땋고 꼬고 하다가 마지막에 선물이라면서 머리에 묶어주고 간 모양이었다. 슬프게도 머리카락이랑 잔뜩 꼬여서, 풀기도 어려워 그냥 내버려둔 거였다. 애들이 준 거고 해서 함부로 리본을 끊어버리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참 귀여웠다. 어울리지 않을 만큼.

 

“아아, 그랬단 말이지?”
“그래- 음?  왠 채소볶음?”
“아, 먹어볼래? 그거 맛있더라고.”
“묶인 리본이나 풀어.”

 

 쉐르가 머리에 딱 달라붙은 리본을 푸느라 고군분투하는 동안 레온은 채소볶음과 만두를 먹기 시작했다. 배가 고팠던 모양이지만, 그보다 맛있었는지 쉐르의 생각보다 레온은 빨리 그릇을 비우고는, 그 맛을 칭찬했다. 잘 익혔고, 도공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간이 완벽하게 맞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머리가 풀리자마자 바로 일어섰다. 졸린 모양이었다. 쉐르는 씻을 더운물을 갖다주었다.

 

…… 레온 자식, 무슨 짓이냐! 평소에 내 요리라면 맛없다 뭐하다 잔뜩 불만을 늘어놓는 주제에! 분명 레온은 무의식중에 슈마이마저 칭찬했다. 쉐르가 만든 게 아니라고 여긴 모양이었다. 슈마이 피가 아름답고, 세밀하고 정밀하게 다듬어진 요리와 완벽하게 조화된다고 했던가. 말은 잘한다.

 

끄응…

 

쉐르는 천천히 내려오는 엔세이를 바라보다, 술을 퍼마시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마시자!

 

 

그리고 다음날, 이제 기력이 좀 회복된 레온과 달리, 전날 퍼먹은 술의 영향으로 골이 울린 쉐르의 탓에 그들은 하루 더 거기에 머물러야 했다고 한다. (엔세이는 슬프게도 쉐르보다 주당이었다.)  신난건 카이유에게 레온의 요리를 먹일 수 있었던 엔세이와 괜찮은 요리를 대접받은 카이유 뿐이라는 후속담이 있다. (레온은 그날 장시간 요리노동을 뛰었다는 말이 있지만. 메데타시 메데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