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왼오를 지정하지 않고 썼습니다. 다만 쓰며 생각했던 건 토도로키가 예쁘다는 것?ㅋㅋ
미인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도로키의 과거를 깨부수도록 도와준 사람이 미도리야라는 점에서 저는 갠적으로 미도리야 왼쪽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제 글은 거진 비슷비슷합니다ㅠㅠ 그래서 썰 같은거 잘 푸시는 분들 존경해요. 제 글엔 스토리가 없고 늘 뻔한 것 같아서...
크게 기대하지는 마시고요.... (mm
짝사랑 ver 라는 점에서 이전에 쓴 톧밬토 소설이랑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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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로키 군은, 엄청, 엄청, 엄청 미인이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내게는 남들도 감탄할 만큼의 관찰력이 있었고 - 물론 80%는 아마도 올마이트의 분석으로 쓰일 - 그 관찰력으로 같은 반 친구들도 열심히 분석하곤 했다. 어쩌다 보니 버릇 같은 것도 가끔 적기는 했지만, 보통은 전력 분석이나 혹은 새 계획을 짤 때 쓰기 위한 것이었다. 최근 한두 달 간 제대로 쓰지 않았다 싶어 다시 마음을 다지려 훑어본 노트에 쓰인 것들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니 내가 쓴 건 맞는데.....
내가 이런 걸 썼었구나.
최근 두 달간의 노트에는 토도로키 군에 대한 사항이 주로 적혀 있었다. 워낙에 눈에 띄는 개성인데다 강하니까, 저런 개성에겐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해서 분석해 놓았나보다. 하지만 중간으로 갈수록 미묘하게 잡생각들이 늘었다.
토도로키 군의 개성 : 우반신 빙결, 좌반신 화염. 얼릴 수 있는 정도는 최대 경기장 절반. 섬세한 컨트롤 가능.(이이다 군의 부스터 배기구 부분만 살짝 얼리기도 했다!!!) 화염은 아직 섬세하게 컨트롤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캇 쨩의 폭발 / 토도로키 군의 화염 비교
....
얼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상에 접촉해야 한다. - 이걸로 공략할 순 없을까?
화염으로 낼 수 있는 최대출력은 어디까지일까?
..... 분명 여기까지는 꽤 괜찮은 분석이었는데.
4월 15일. 토도로키 군 의외로 엄청나게 막말하는 것 같다. "교과서만 읽으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이야기하다니 엄청 잔인하잖아. 서울대 정시 합격생이 "교과서만 봤어요" 라고 말한 거랑 비슷한 기만이라구.... .
5월 7일. 어버이날 선물을 사러 갔었다. 어머니 쪽 선물만 사는 거 같길래 꽃은 두 송이 사는 게 어떨까...? 라고 물었더니 잠시 침묵하다 한 말이 굉장했다. "엔데버에겐 필요없어" .... ...입을 다물었다.
.......
5월 17일. 날이 점점 더워지는 것 같은데 토도로키 군은 무려 아직까지 춘추복이다!! 역시 빙결 능력 때문일까!?
5월 22일. 드디어 하복으로 갈아입었다!! 보는 내가 시원해졌어!!
5월 25일. 토도로키 군에게 부탁부탁부탁해서 우라라카 양이 실수로 산 따뜻한 커피를 아이스로 만들어 먹었다. 맛있었다.
이후에는 거의 일기장 같았다. 에, 토도로키 군이랑 엄청 자주 붙어있었네, 나. 멍하니 생각해보니, 보통은 토도로키 군이 내 옆에 있었던 것 같다. 딱히 옆에 있는게 부담스럽지 않았던 이유는, 다만 토도로키 군이 옆에 붙어 있었을 뿐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어서.
그래서 생각해보면 말 건 것도 내가 먼저인 것 같다. 뭔가 하자고 이야기한 것도 먼저였고, 말을 건 것도 내가 먼저였다. 그러고보니 너무 익숙해서 눈치 못 챘지만, 신기하긴 했다. 노트를 덮었다. 그러고보니, 토도로키 군이랑 나, 꽤 친한 게 아닐까나.....
다음날 교실에서 마주친 토도로키 군은 별다른 표정없이 내게 인사한다. 안녕, 미도리야 군. 안녕, 토도로키 군. 인사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우라라카 양이 뭔가를 잔뜩 들고 왔길래 물어보니, 엄마가 사탕을 가득 보냈다고 반 친구들과 나눠 먹으려고 가져왔다고 한다. 우라라카양답게 섬세하게 소량포장된 사탕을 테이블마다 돌렸는데, 아직 좀 일러서 그런지 반이 한산했다. 이이다 군이 들어와 우라라카 양에게서 사탕을 받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나는 토도로키 군에게 사탕을 내밀었다. 토도로키 군-
그 때, 보았다.
서로 다른 빛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떠진다. 나를 보고 사탕을 보다가 다시 나를 바라보는데, 왠지 잠깐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당황해버렸다. 어, 토, 토도로키 군 - 이거, 여기까지 말했을 때쯤, 등 뒤에서 우라라카 양의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토도로키 군! 선물이야! 엄마가 많이 보내주셔서. 토도로키 군이 순식간에 시선을 내렸다. 어, 고마워 우라라카 양. 그리고는 홱 고개를 돌리는데 미묘하게 이상했다. 평소와는 달리 뻣뻣하다는 느낌이었다. 토도로키 군 저런 이미지였던가? 고개를 갸웃하고 자리에 앉았다. 사탕은 맛있었다.
온통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교실에 가득찼다. 키리시마가 한 봉지 더 줄 수 없겠느냐고 해서 두 봉지 더 받아갔다. 교실은 달콤한 향이 섞여 평화로웠다. 하지만 나는 계속 무언가가 신경쓰여 견딜 수가 없었다. 그... 눈이 말이죠. 그러니까... 아니! 하지만! 착각이면 그거 엄청 흑역사! 그렇게 딴생각을 하고 있다가 아이자와 선생님한테 마음이 콩밭에 가있다고 혼났다. 수업을 마치고 나서 우라라카 양과 이이다 군에게 오늘은 따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미리 말했다. 그래도 역시, 토도로키 군 아까 이상했었으니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찌보면 답없는 오지랖이지만.
수업을 마치고 나서, 토도로키 군에게 다가갔다. 조용히 가방을 챙기는 옆에 가서, 말을 걸었다. 토도로키 군, 오늘 괜찮으면 하교 같이 할래? 다른 색의 눈이 나를 향했다. 조용히 나를 보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다운 단순한 대답이었다. 하굣길을 함께 하면서는 별 것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토도로키 군은 지하철 타고 어디까지 가? 나는 --- 에서 내리는데.....
나도 그 근처야. 거기서 버스 타고 가면 돼.
같이 내릴 수 있겠다. 그런데 토도로키 군 어디 사는데?
그냥, 그 근처야.
(그냥이라니...) 아, 참 토도로키 군. 아까 우라라카 양이 준 사탕 다 먹었어? 나 좀 남았는데 같이 먹을까?
고마워.
사탕을 까먹는 동안엔 조용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오히려 어색했다. 토도로키 군이 힐끔힐끔 나를 보는 것 같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미안해. 나 그렇게 좋은 대화 상대는 아니라서....
어? 아, 아냐아냐! 괜찮아! 오히려 말 한 마디 할 때마다 죽인다는 말 꼭 쓰는 캇쨩보다야 낫지!
.... 바쿠고 군이랑 친한 것 같네.
친하다기보단.... 근처에 살거든. 엄마끼리도 서로 알고....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같은 곳 나왔으니까.... 소꿉친구... 려나.....
소꿉친구라고 하기엔 사이 안 좋아 보이지, 하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캇 쨩 이야기가 나오면 왠지 기분이 머쓱해진다. 캇쨩, 나 별로 안 좋아하니까. 토도로키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오래 알고 지냈다는 건... 꽤나 ------.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 탓에 뒷말을 잘 못 들은 것 같아 응? 이라고 물어보니 토도로키 군은 눈을 데록데록 굴리며 어물어물했다. 고개를 푹 숙인 토도로키를 바라보며 나는 어쩔 줄 몰랐다. 토도로키 군 엄청나게 수줍음 많구나..... 그 어색한 상태로 지하철을 탔다. 노을이 얼굴에 비쳤다. 우리가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 특이하네,
저거 흉터야? 힉,
곱상한데, 아깝....
그래서,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들어버렸다. 고개를 들어 토도로키 군을 바라보았다. 토도로키 군은 나를 보고선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 라는 뜻이려나.
그래도....
괜찮아. 저런 이야긴 신경쓰지 않아서.
덤덤하게 말하지만, 저게 덤덤해질 수 있는 걸까... 싶어 침울해졌다. 그러자 갑자기 머리에 뭔가가 툭 하고 얹혔다. 토도로키 군의 손이었다. 토도로키 군은 드물게, 수줍은 듯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그래도 걱정해줘서 고마워
갑자기 심장이 뛰었다. 노을 때문일까, 웃는 토도로키 군 얼굴 때문일까. 자세히 바라본 토도로키 군은 속눈썹도 길고, 피부도 하얗고, 얼굴도 수려하니 예뻐서.
토도로키 군, 너무 예뻐!
심장이 관통당한 것마냥 뻥 뚫려버렸다. 노을 때문이라고 우겨보지만 아마 얼굴도 빨개졌을 거다. 토도로키 군 그런 얼굴로 그렇게 웃으면 진짜 반칙이야!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런 얼굴을 보여주기 그래서 가린 건데, 토도로키 군이 손을 뻗더니 괜찮냐며 내 손목을 잡는다. 가까이서 본 토도로키 군은 손도 길쭉하니 예뻐서 피아노를 쳐도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버렸다. 으으... 토도로키 군 행동이 궁금해서 같이 하교한 건데, 왠지 내 마음만 복잡해진 것 같다.
그 이후로는 토도로키 군이 점점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알 듯 모를 듯 미묘하게 토도로키 군은 내 근처에 있었다. 반 인원이 스무 명밖에 안 되니 당연한 거라면 당연하겠지만. 그 날 이후로 하교도 같이 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나는 우라라카 양과 이이다 군과 함께 있었고, 토도로키 군은 같은 칸에서 다른 반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그래도 내리는 곳이 같아서, 오며가며 인사를 하긴 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당번이었기 때문에 출석부를 놓아두려 교무실에 갔다가, 우연히 아이자와 선생님 자리에 있던 토도로키 군의 인적사항을 보게 된 것이었다. 이름, 성별, 나이, 사진, 그리고 주소가 있는 그저그런 인적사항이었다. 주소가 눈에 확 들어와 버린 이유는 잘 알 수 없다. 그 주소가, 아마, 우리 집 근처가 아니라서 더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정반대의 지역. 우리 집은 유에이에서 동쪽 끝, 토도로키네 집은 서쪽 끝에 있었다.
출석부를 놓아두고 교실로 돌아오면서 복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확실히, 토도로키 군은 자신의 집 위치를 확실하게 알려준 적이 없었다. 처음에 물어봤을 때도 그렇고. 토도로키 군이 왜 굳이 그런 거짓말을 한 걸까?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노리는 사람이 있나? 스토커? 앗차,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우라라카 양이 내 이마를 꾹 눌렀다. 데쿠 군, 무서워!
결국 복잡한 맘 그대로 하굣길에 올랐다. 여전히 근처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는 토도로키 군을 바라보니 궁금함이 치솟았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토도로키 군에게 다가갔다. 토도로키 군이 놀란 표정으로 나를 멀뚱하니 바라본다.
토도로키 군, 물어볼 게 있어. 음료수 내가 살 테니까 잠깐 시간 내 줄 수 있어?
토도로키 군, 집 반대 방향이던데, 왜 지하철을 타?
내 질문에 토도로키 군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사 준 음료수는 열지 않은 채로, 한참을 말없이 손을 옴작거리더니 어렵사리 말했다.
그냥, 같은 반 아이들이 지하철을 많이 타서.
토도로키 군 집으로 가는 방향으로도 몇 명 있잖아?
....... 그,
토도로키 군이 고개를 숙인다.
..... 네가, .... 여기로 가니까......
그건 정말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응답이어서.....
무슨 정신으로 집에 왔는지 모르겠다. 방에 들어가 가방을 내려놓고 나니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것 같았다. 나... 고백(?) 받은건가? 아닌가? 아니지아니지아니지 토도로키 군 그냥 나랑 친해지고 싶었던 걸수도 있고... 그렇지만... 복잡한 마음을 어쩔 수 없어 멍하니 있다가, 그러고보니 토도로키 군을 그냥 내버려두고 돌아온 게 생각나버렸다.
집에 잘 돌아갔겠지...?
혹시 상처받았을까...?
며칠 전에 본 토도로키 군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렇게 예쁘게 웃을 수 있는데도, 늘 뚱한 표정이었던. 미도리야는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다음날, 토도로키 군은 병가로 결석했다. 수업이 끝난 뒤, 나는 선생님께 가 토도로키 군에게 프린트를 전해주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순순히 주소를 알려 주며 덧붙였다. 그래, 네가 그나마 토도로키랑은 가까운 것 같으니.
네?
몰랐냐? 널 엄마새 보는 아기새마냥 쫑쫑 쫒아다니던데.
어.....
가면 내일 나올 수 있는지 물어보고.
...네에.....
그렇구나.
의외로 둔한 건 나였구나.
토도로키 군의 집은 컸다. 대문도 으리으리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가정부 같은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 반 친구 미도리야라고 말하자, 기다리라고 말하곤 응답이 끊겼다. 십 분도 넘게 기다려서야 문이 열렸다. 나는 그대로 어떤 방 앞으로 안내받았다. 마치 옛날 귀족같은 분위기라 엄청 긴장됐는데, 문을 열고 보인 얼굴이 익숙한 토도로키 군이라 마음이 놓였다.
토도로키 군, 괜찮아?
어..... 미도리야..... 괜찮아.
어디서 찬바람을 맞으셨는지 감기에 크게 걸리셨어요. 의사 말로는 이틀은 쉬셔야 한다고 합니다.
상태 심하잖아! 괜찮다니 어디가!
내가 당황해서 토도로키 군 옆으로 후다닥 달려가자, 안내한 사람은 방 바깥에서 문을 닫아주었다. 토도로키 군 옆에 앉아 조심스레 이마에 손을 얹었다. 이마가 뜨거웠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걱정스레 바라보자 토도로키 군이 몸을 바르작거렸다.
괜찮다니까....
역시... 어제 나 때문인거지? 내가 그대로 가 버려서...
야니야..... 그냥 내가.....
토도로키 군은 고개를 느리게 두어 번 젓다가 금장 축 늘어졌다. 몸이 많이 안 좋은가보다. 눈이 반쯤 풀려 있다. 나는 엄마가 해 준 것처럼, 토도로키 군의 가슴께에 손을 얹고 느리게 토닥였다. 얼른 나아. 응? 느린 템포에 토도로키 군이 입을 달싹이며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 손을 뻗어 가슴을 도닥이는 내 팔에 손을 얹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지치는지, 혹은 일정한 박자의 도닥임에 안정이 된 건지 스르륵 눈을 감는다.
토도로키 군... 자?
축 늘어진 몸은 내 조용한 물음에도 아무 반응이 없다. 눈 앞에 손을 휘휘 저었다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레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댔다. 모레 할 이야기 미리 연습이야! 소근소근, 귓가에 닿는 숨이 간지러운지 토도로키 군의 얼굴이 조금 기울어졌다. 내 팔에 올라간 토도로키 군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내 맥박을 전달해 본다. 이런 걸로 토도로키 군이 알아챌 수 있으면 좋겠어. 고개를 들어 바라본 그 얼굴은 -
아, 역시 미인이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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